최근 이탈리아 2부리그(세리에B)의 코모 구단이 공식 발표한 소식이 mcw 코리아 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사람의 그릇은 고난 속에서 자란다는 말처럼, 코모는 전 스페인 국가대표 파브레가스를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바르셀로나, 아스널, 첼시 등 명문 구단을 두루 거친 그가 1군 감독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그는 코모의 유소년 팀을 이끌어왔다.
파브레가스는 선수 시절 바르셀로나의 유스 아카데미 ‘라 마시아’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비범한 기량을 선보였다. 중원에서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바르사 차기 4번, 즉 하비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다. 다수의 스카우트 리포트에서는 그가 하비보다 더 위협적인 후방 침투 능력과 중거리 슛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시 바르사에는 이미 하비와 이니에스타가 중원을 책임지고 있었고, 파브레가스는 결국 16세에 벵거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아스널에 입단했다. 이 이적은 바르셀로나 현지 팬들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성장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 체제 하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주는 팀이었고, 파브레가스는 입단 직후 빠르게 출전 기회를 잡았다. 20세도 되기 전에 프리미어리그 강호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고, 곧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되며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이 무렵, 바르사는 노쇠해가는 하비의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파브레가스에게 시선이 쏠렸다. 바르사 4번은 팀의 두뇌 역할을 맡는 핵심 포지션이고, 라 마시아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만한 적임자도 없었다. 하지만 아스널의 주장으로서 팬들의 반발은 거셌고, 그를 지키기 위한 ‘파브레가스 지키기 운동’이 벌어질 정도였다. 결국 그는 바르사의 ‘드림팀’과 함께한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 복귀는 기대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비가 노장이긴 했지만, 이미 하비-이니에스타-부스케츠의 중원 조합은 수년간 다듬어진 조직력이 있었고, 감독 역시 중요한 경기에서 이들을 더 신뢰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묵묵히 버텨온 그는 몇 년 후 첼시로의 이적을 요청했다. 당시 그는 29세, 여전히 전성기였고 바르사는 그를 핵심으로 삼으려 했지만, 결국 파브레가스는 팀을 떠났다.
세상 이치를 많이 알수록 외로운 법이다. 이 결정은 많은 바르사 팬들에게 비난을 샀지만, 파브레가스는 이미 잉글랜드 복귀를 마음먹었고,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향했다. mcw 코리아가 주목한 대목은, 첼시로 간 그가 우연히도 복귀한 무리뉴 감독과 다시 만났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절묘한 호흡을 자랑하며 첼시에 리그 우승을 안겼고, 파브레가스는 여전히 경기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세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법. 부상이 잦아진 그는 더 이상 전성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었고, 아카데미 출신도 아닌 첼시에서는 입지도 약해졌다. 결국 그는 프랑스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현재 스페인 출신의 대표적인 조직형 미드필더인 알론소, 아르테타, 하비가 감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mcw 코리아는 파브레가스 역시 그에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 지도자로 주목하고 있다. 그의 첫 1군 지휘는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앞날은 분명히 밝아 보인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 끝내 뜻을 이룬다’는 말처럼, 그의 축구 여정은 새로운 장을 쓰기 시작했다.